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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9-23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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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해상운임 급등 여파’ 상반기 글로벌 물류기업 부진 행렬


주요 글로벌 물류기업(포워더)들이 세계 경제 활동이 둔화된 데다 홍해 사태
가 겹치며 올해 상반기에 전반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거듭했다. 해상과 항공
운임이 오른 만큼 화주들에게 인상된 물류비용을 부과하지 못하면서 영업익은
전년보다도 더 줄었다.

반면 컨테이너선사의 물류 자회사는 약진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포워더 8개
기업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3군데로 집계됐는데, 이
중 2곳이 프랑스 선사 CMA CGM과 덴마크 선사 머스크의 자회사였다.

한편 영업익에서 역성장한 6개 기업은 모두 두 자릿수의 비율로 감소했다. 감
소율은 -30~10%대로, 1년 전 20~60% 마이너스 성장했던 것에 비하면 감소폭은
줄어든 모양새다.

2024년 상반기 최다 매출 실적을 기록한 독일 DHL그룹은 지난해에 견줘 전반
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회사의 1~6월 총 매출액은 408억9000만유
로(약 59조6700억원)로, 전년 동기(410억1200만유로)에 비해 0.3% 감소했다.
내실은 더욱 악화됐다. 영업이익(EBIT)과 순이익은 각각 26억6200만유로(약 3
조8800억원) 14억8400만유로(약 2조1700억원)를 기록, 1년 전보다 20.1%
21.4% 줄었다.

사업 부문을 나눠보면 희비가 갈렸다. 포워딩 사업(DHL글로벌포워딩)의 매출
은 전년보다 8% 줄어든 94억9700만유로, 영업이익은 30.2% 감소한 5억4200만
유로로 집계됐다. 반면 DHL서플라이체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1% 7.2%
늘어난 86억8500만유로 5억3500만유로의 실적을 냈다.

이 부문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에 힘입었다. 특히 2분기에 전자상거래는
10.5%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다른 사업부의 실적을 크게 웃돌았다. DHL 측
은 거의 전 지역에서 신규 계약과 전자상거래 물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위스의 물류기업 퀴네앤드나겔도 외형과 이익 모두 감소했다. 매출액은 115
억5400만스위스프랑(CHF, 약 17조5500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억
7800만스위스프랑(약 1조1800억원) 5억7600만스위스프랑(약 8700억원)으로 집
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9.2% 31.5% 33% 마이너스 성장했다.

사업 부문별로 해상 포워딩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0억5700만스위스프
랑(약 6조1600억원) 3억9700만스위스프랑(약 6000억원)으로 약 17% 38% 줄었
다. 항공 포워딩은 매출이 4% 감소한 33억9200만스위스프랑(약 5조1500억원),
영업이익이 28% 감소한 2억1000만스위스프랑(약 32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물량이 늘어난 점과 2분기 들어 물류 운영 단가가 개선된 점은 희소식이
다. 퀴네앤드나겔의 상반기 컨테이너 물동량은 해상이 0.2% 증가한 209만
9000TEU, 항공이 5% 증가한 100만8000t이었다. 회사 측은 홍해 사태로 해상-
항공 연계운송(시앤드에어) 수요가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항공화물 수요가 회
복된 것을 강조하며, “하반기에 추가적인 효율성 향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M&A 추진 DSV·DB쉥커 동반 부진

덴마크 DSV는 6개월 동안 수익성은 부진했지만 외형은 성장했다. 이 회사는
올해 1~6월 영업이익 77억4000만크로네(DKK, 약 1조5100억원), 순이익 51억
500만크로네(약 1조원)를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93억7700만크로네 66억
6200만크로네)에 견줘 영업이익은 17.5%, 순이익은 23.4% 감소했다. 반면 DSV
가 6개월 동안 낸 매출은 794억9700만크로네(약 15조5600억원)로, 1년 전 786
억8100만크로네에서 1% 늘었다.

부문별로 해상·항공 포워딩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73억3200만크로네
(약 9조2600억원) 55억2500만크로네(약 1조800억원)로, 1년 전보다 2.3%
22.1% 감소했다. 반면 화물 취급량은 둘 다 6%씩 늘었다. 해상화물은 123만
100TEU에서 130만2900TEU로, 항공화물은 64만4200t에서 68만4300t으로 증가했
다.

회사 측은 물동량 증가 추세와 달리 하락세를 띤 운임 시황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DSV는 “홍해 사태로 인한 실적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
만 하반기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해상·항공화물은 2분
기(4~6월) 들어 단위당 총 이익이 계속 안정화되며 꾸준히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국영철도 도이체반의 물류 자회사인 DB쉥커는 해상·항공화물 운임 상승
여파를 맛봤다. 항공화물 부문에서는 최근 급증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낮
은 점유율을 보이며 물량 확보에 실패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16.9% 감소한 94억600만유로(약 13조7300억원) 5억2000만
유로(약 7600억원)를 기록했다. 쉥커는 DB 전체 매출의 42%를 담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회사는 “항공·해상 화물 운임이 정상화되는 추세지만 양호
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영업이익은 코로나19 팬데믹 전보다 두 배 이상
높다”고 평가했다.

도이체반의 전체 실적은 적자를 거듭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7100만유
로에 달하는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17배 가까이 늘어
난 -12억3100만유로로 집계됐다. 도이체반은 지난해 말 부채 상환을 목적으로
DB쉥커의 매각 절차를 밟았다. 독일 물류기업 인수전은 덴마크 기업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DSV는 CVC캐피털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여 지
난 9월13일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미국계 주요 포워더인 CH로빈슨과 UPS서플라이체인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
었다. UPS는 전 부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분기 들어선 올해 예상 전
망치도 하향 발표했다. UPS는 상반기 매출액 435억2400만달러(약 58조4200억
원) 영업이익 35억5700만달러(약 4조8000억원) 순이익 25억2200만달러(약 3조
4000억원)의 실적을 냈다. 각각 1년 전보다 3.2% 33.2% 36.6% 마이너스 성장
했다.

이 가운데 포워딩을 담당하는 UPS서플라이체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31.9% 줄어든 65억4500만달러(약 8조8300억원) 3억6900만달러(약 5000억
원)를 기록했다. 항공운송은 전자상거래 수요 증가로 호조를 보였지만 해상운
송과 계약물류 부문은 부진했다.

CH로빈슨은 단일 물류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익 성장을 일궜다. 매출은 1년
전보다 소폭(1.5%) 감소한 88억9600만달러(약 12조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
익과 순이익이 각각 3.9% 3.3% 증가하면서 내실을 챙겼다. 영업이익은 293만
달러에서 305만달러(약 41억원)로, 순이익은 212만달러에서 219만달러(약 29
억원)로 늘어났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북미육상운송(NAST)의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6.2% 0.7%
감소한 59억9000만달러(약 8조800억원) 2억5000만달러(약 3400억원)로 나타났
다. 회사는 트럭 적재 수익이 하락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반면 글로
벌 포워딩 부문은 13.4% 21.4% 증가, 17억8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 7300만
달러(약 1000억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해상 서비스 운임을 올린 것이 전체적인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선
적량도 증가한 데다 선적당 이익이 늘면서 성장세에 들어갔다. 특히 2분기 들
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3%
29.7% 대폭 상승했다. 더불어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비용 최적화에 힘쓴 것
도 수익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컨선사 물류부문 성장세…CMA-CGM 두자릿수↑

한편 물류 사업에 뛰어든 선사들은 인수합병(M&A), 물량 확보 등으로 몸집을
키우며 글로벌 포워더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공급망 불안정성
에 영향을 적게 받은 것이 주요했다.





프랑스 선사인 CMA CGM은 최근 인수한 볼로레로지스틱스가 물류 부문 실적에
기여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EBITDA)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1년
전보다 매출액은 13.5% 늘어난 86억7700만달러(약 11조7100억원), 영업이익은
17.9% 증가한 8억1100만달러(약 1조9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선사는 지난 2019년 세바로지스틱스를 산하에 둔 이래 물류 사업에 본격적
으로 뛰어들었다. 2021년 항공화물 부문 CMA CGM 에어카고를 설립했고, 지난
해 8월에는 인도 물류기업 스텔라밸류체인로지스틱스를 인수해 창고 사업을
강화했다. 이어서 올해 2월 자국 볼로레그룹의 물류 부문인 볼로레로지스틱스
까지 인수를 마쳤다. 이 밖에도 영국 물류기업 윈캔턴에 인수를 제안하는 등
여러 국가에서 물류 영역을 확장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물류 사업에서 화물량 증대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일
궜다. 상반기 매출액은 71억3600만달러(약 9조6300억원)로, 지난해 68억5700
만달러보다 4.1%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 감소한 1억8000만달러(약
2400억원)으로 마무리했다. 올해 첫 3개월 동안 북미 육상화물 사업에서 어려
움을 겪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2분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늘면서 순차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회사 측은 모든 사업
에서 물량이 증가해 낮은 운송비를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 또한 지난 몇 년 간 M&A로 종합물류기업 실현에 박차를 가한 바 있다.
2021년 향후 2년 내로 종합물류 분야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사업 전략을
발표한 뒤 아시아 3자물류 기업인 홍콩 LF로지스틱스, 대형화물 육상운송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기업 파일럿프레이트서비스, 프로젝트 물류 전문 덴마크
기업 마틴벤처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