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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트럼프발 ‘관세 전쟁’… 해운업계 “물동량 감소할까” 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에 불을 붙이자 해운업계가 바짝 긴장
하고 있다. 관세에 보복 관세가 이어지면 물가가 올라 수요가 줄고, 결국 물
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이하 현지시각)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에는 상대국이
미국의 조치에 맞대응하면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는 ‘보복 조항’도 포함됐
다. 중국, 캐나다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멕시코는
구체적인 대응 계획 발표를 예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3일 관세와 관련
해 캐나다, 멕시코 정상과 대화할 예정이라 막판에 변경될 가능성은 남아 있
다.

부산 강서구 현대부산신항만(HPNT)에 정박해 있는 ''알헤시라스호''. /HMM 제공
부산 강서구 현대부산신항만(HPNT)에 정박해 있는 ''알헤시라스호''. /HMM 제공

해운업계에서는 관세 부과가 시행되면 전 세계 교역량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해상 운송료 지표로 꼽히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연일 내림세다. 지난달 17일 SCFI는 2130.81포인트(P)로 마감했는데, 이는 연
초(2505.17) 대비 15% 떨어진 수치다. SCFI가 2100선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
11월 22일 이후 8주 만이다. 해운업계에서는 교역량 위축 우려가 운임에 미리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관세 전쟁이 길어지면, 컨테이너 물동량이 줄어든다. 과세 대상이 주로 컨테
이너로 실어야 하는 완제품이기 때문이다. 과거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 물동량이 급감한 전례가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 1년 차였던 2017년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5.7%였지만,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후인 2018년에는 4.4%, 2019년에는 2.2%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입 기업도 타격이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조치로 우리나라 총수출액이 53억~241억 달러(약 7조7800억~35조3900억원) 줄
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값싼 인건비, 대미(對美) 수출 시 무관
세 혜택을 노리고 캐나다, 멕시코로 생산 기지를 옮기는 니어쇼어링(Near
Shoring)을 단행했던 기업들은 관세 직격탄을 맞게 됐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간 강대강 대립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1기의 실패 경험, 관세 부
과 여력 등을 고려해 볼 때 미국이 협상 우위를 굳히기 위해 특정 상품 등에
대한 추가 관세를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며 “만약 보호무역주의가 급속하게
확산할 경우 올해와 내년 전 세계 성장이 1% 내외로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
했다.

이인아 기자 inah@chosunbiz.com